월 구독 대신 미니PC, 홈서버로 자동화 돌리기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스크립트가 생기면 보통 클라우드 서버부터 알아봅니다. 저는 반대로 갔습니다. 집에 저전력 미니PC 한 대를 두고 모든 자동화를 거기서 돌립니다. 인텔 N100이 들어간 손바닥만 한 기계인데, 1년 넘게 이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합니다.
구성은 단순하게
- 하드웨어: 인텔 N100 미니PC. 유휴 전력이 몇 와트 수준이라 한 달 전기료가 커피 한 잔 값이 안 됩니다.
- OS: Ubuntu Server. 모니터 없이 SSH로만 접속합니다.
- 스케줄링: crontab. 그게 전부입니다.
Docker도, Kubernetes도, 대시보드 붙은 관리 도구도 없습니다. 파이썬 스크립트와 crontab만으로 몇 년째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자동화 서버는 화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서 도는 것들
- 주식·코인 자동매매 스크립트 (여러 거래소 API 연동)
- 시간별 자산 스냅샷을 스프레드시트로 기록하는 파이프라인
- 결과를 메신저로 쏘는 알림 (채널 여러 개에 동시 발송)
- 외부 대시보드가 읽어가는 데이터 소스
클라우드였다면 상시 인스턴스 하나는 필요했을 작업량입니다. 지금은 월 요금 0원, 전기료만 냅니다.
좋은 점
비용 구조가 단순합니다. 초기 기기값 이후로는 고정비가 사실상 없습니다. “이번 달 클라우드 요금이 왜 이러지”를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제약이 없습니다. 디스크를 마음껏 쓰고, 크론을 몇 개를 걸든 요금 걱정이 없습니다. 실험적인 스크립트를 부담 없이 추가하게 됩니다.
전부 손에 잡힙니다. 로그도 데이터도 다 로컬에 있어서 디버깅이 빠릅니다.
나쁜 점 (이건 감수해야 합니다)
단일 장애점입니다. 정전, 공유기 고장, 디스크 사망 — 뭐 하나 죽으면 다 멈춥니다. 자동매매처럼 시간이 중요한 작업이 돌고 있다면 이게 제일 무섭습니다. 봇이 멈추면 매매 기회만 놓치는 게 아니라 손절 같은 방어 동작도 멈춥니다.
보안은 스스로 챙겨야 합니다. API 키와 인증 파일이 집 안 기계에 상주합니다. 포트를 함부로 열지 않고, 키 권한은 최소로(출금 권한 없는 조회·거래 전용), 백업은 따로 둡니다.
물리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OS 업데이트, 디스크 상태 확인 같은 일을 대신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 추천하나
“내가 감시할 수 있는 자동화”라면 홈서버가 압도적으로 쌉니다. 반대로 남에게 서비스하는 웹 서버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용성 책임을 집 공유기에 걸 수는 없으니까요. 실제로 외부 공개용 사이트(이 블로그 포함)는 클라우드의 무료 티어를 쓰고, 내부 자동화만 홈서버에 둡니다. 이 조합이면 고정비 없이 꽤 많은 걸 돌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