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급락장에서 얻어맞고 나서 봇에 넣은 방어 로직들

2026.07.20

이 글은 개인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등장하는 수치는 제 설정값일 뿐, 누구에게나 맞는 값이 아닙니다.

저는 전략별로 나눈 자동매매 봇 여러 개를 홈서버에서 돌립니다. 올해 초 급락장에서 하루에 뼈아픈 손실을 봤고, 그 주말에 봇 전체를 뜯어서 복기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전략이 아니라, 방어 로직이 없던 봇들이었습니다.

복기에서 나온 사실

봇들을 나눠 보니 두 그룹이었습니다. 방어 로직이 있던 봇들은 급락 중에 알아서 매매를 멈추거나 포지션을 줄여서 손실이 제한됐습니다. 반면 “장기 적립식이니까 방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방어를 안 넣은 봇들(적립식·고배당·연금 계좌용)이 전체 손실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얌전한 전략일수록 안전할 거라는 생각이 정확히 반대로 작동한 겁니다.

이후 전 봇에 적용한 방어 로직

복기 후 모든 봇에 공통으로 넣은 메커니즘입니다.

  • 서킷 브레이커 — 변동성이 평소(ATR 기준)의 2.5배를 넘으면 그날 매매 자체를 중단.
  • MDD 스탑 — 고점 대비 -15%에 도달하면 포지션 절반 청산.
  • 전량 청산선 — -20%에 도달하면 전부 정리. 여기까지 오면 전략이 아니라 생존 문제.
  • 동적 비중 축소 — 변동성 비율이 높아지면 신규 매수 비중을 자동으로 줄임.
  • 레버리지 하드스탑 — 레버리지 ETF는 종목별로 -8~-15% 개별 손절선.
  • 갭다운 비상매도 — 시초가가 -6~-8% 이상 갭다운으로 열리면 즉시 청산.

핵심은 하나의 스위치가 아니라 단계별로 발동하는 사다리라는 점입니다. 얕은 하락에서는 매매만 멈추고, 깊어질수록 포지션을 줄이고, 마지막에는 전부 정리합니다.

숫자를 이렇게 잡은 이유는 회복이 하락과 대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0%는 +25%면 되지만 -50%는 +100%가 필요합니다. 낙폭 회복 계산기에 넣어보면 깊어질수록 얼마나 가팔라지는지 바로 보입니다.

평시 정상 매매 전략별 규칙대로 매수·매도 변동성↑ 서킷 브레이커 · 동적 비중 축소 ATR 2.5배 초과 시 당일 매매 중단, 신규 매수 비중 축소 -6~8% 갭다운 비상매도 · 레버리지 하드스탑 시초가 갭다운 즉시 청산, 레버리지는 종목별 -8~-15% 손절 -15% MDD 스탑 고점 대비 -15% 도달 시 포지션 절반 청산 -20% 전량 청산 전략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하락이 깊어질수록 단계적으로 강해지는 방어. 수치는 제 설정값입니다.

깨진 착각들

“적립식은 방어가 필요 없다.” 평범한 조정장에서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적 하락에서는 떨어지는 칼날을 기계적으로 계속 잡는 게 적립식 봇입니다. 최소한의 중단 조건은 필요했습니다.

“MDD 스탑이 있으니 안전하다.” 3배 레버리지에서는 하루 만에 -15%가 트리거됩니다. 방어 로직도 대상의 변동성에 맞게 설계해야지, 하나의 설정을 복붙하면 안 됩니다.

“계좌별 비중 합이 100%면 안전하다.” 봇 여러 개가 같은 총자산 기준으로 비중을 계산하면, 각자는 규칙을 지켜도 합산 노출이 초과될 수 있습니다. 봇별 점검이 아니라 전체 합산 점검이 필요했습니다.

남긴 교훈

방어 로직은 수익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평시에는 오히려 수익을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그래서 넣기 싫어지는데, 그 비용은 최악의 하루에 살아남는 값입니다. 백테스트로 전략의 수익률만 보던 시절에는 이걸 몰랐고, 실제로 얻어맞고 나서야 모든 봇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 “수익”에서 “생존”으로 바뀌었습니다.

#자동매매#리스크관리#손실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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